먹는 즐거움

통영 다찌 유래와 죽림동 샵다찌

안다™ 2019. 7. 18.

통영에 가면 꼭 다찌를 먹어 보라고 한다. 지역마다 독특한 술 문화가 있다. 전주 막걸리 골목, 마산 통술집 등이 대표적이다. 통영 다찌도 꽤 유명하다는 걸 통영와서 알았다. 통영 사람들은 모두 다찌를 이야기한다.

다찌는 일본어 ‘다찌노미(立飮み, 서서 마시기, 선술집)’ 혹은 다찌구이(立食い, 서서 우동을 후다닥 먹는 집)에서 유래했다고도 하는 데 정설은 없는 듯하다.

통영에서 좀 놀아봤다는 지인의 소개로 죽림동에 위치한 샵다찌 식당을 찾았다. 

통영 다찌는 원래 술 한병에 얼마라고 정해져 있고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따라 나오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테이블 당 얼마 혹은 1인당 얼마 하는 방식으로 다 바꼈다고 한다.

죽림동 샵 다찌는 최소 2인 이상, 인당 2만원으로 주문을 받았다. 식당 인테리어는 깔끔했고 일식집 분위기가 났다. 술 종류만 정해서 시키면 안주는 제 철에 맞추어 알아서 나왔는데, 먼저 기본 안주가 나온다. 

술잔이 돌면서 초밥, 회무침 등이 줄줄이 나왔다. 파전과 튀김도 나온다. 술은 테이블 아래에 얼음 양동이에 담아 놓았기 때문에 알아서 꺼내 마시면 된다. 

요즘음 술 값이 워낙 세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원한 소주와 맥주가 테이블 옆 얼름 양동이에 담겨 있다는 것만으로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다찌 집의 특징은 술 안주가 손님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에 맞추어 그때 그때 달라 제철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이번에 고등어가 나오고 과메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 과메기 철이 아닌가 보다.

다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해삼과 멍게, 그리고 전복과 회가 나오면 이 집에서 내어 놓을 수 있는 해산물은 거의 다 나왔다고 보면 된다. 

가리비와 조개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다진 조개와 매운탕이 나오면 다찌의 마지막 코스라 보면 된다. 다찌는 인당 가격보다 테이블 당 가격을 받는 집이 더 나을 것 같다. 죽림동 샵다찌는 인당 2만원을 받는데, 둘이서 다 먹기엔 줄줄이 나오는 해산물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었다. 

다찌 집을 가는 것보다 횟집에 가는 게 더 깔끔하고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해산물이 이것 저것 많이 나오긴 하는데, 임팩트가 없는 느낌이다.

통영 죽림동에 위치한 샵다찌 집. 샵다찌에서 거나하게 술한 잔하고 인근 해변길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내죽도 수변공원에 올라 전망테크에서 해지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는 맛도 근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