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새마을식당 창원 더시티세븐점 열탄 불고기 새마을된장찌개 방문 후기

안다™ 2021. 4. 6.

오랜만에 가족 외식을 했습니다. 결혼기념일 전야라는 핑계로 코로나 이후 모처럼 가족 4인이 모두 합체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까칠한 딸아이까지도요. 코로나가 조금 염려되었지만 새마을 식당 창원 더시티세븐점으로 향했습니다. 고고!

 

몇 년 전 새마을식당에서 먹었던 연탄 불고기 맛이 아련했기 때문인데요. 가족 모두 만창일치, 찬성했습니다. 새마을식당은 2002년 '연탄 일번지'라는 상호로 비교적 저렴한 메뉴로 인기를 몰이를 했던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식당입니다. 대표이사는 그 유명한 백종원입니다. 

 

새마을식당은 시티세븐 1층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비교적 한산한 시티세븐이었습니다.

 

"백종원의 손에서 탄생하는 새마을식당 고기메뉴"라는 광고판이 초저녁 어둠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잠시 메뉴판을 보실까요?

 

새마을식당의 삼겹살 가격대는 9천 원에서 11천 원대입니다. 된장찌개는 6천 원, 국수가 5천 원대로, 가성비가 뛰어난 식당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백종원 브랜드 값인가요? ㅎㅎ

 

오랜만에 새마을식당을 방문한지라 야채 삼겹 3인분과 훈제 막창 1인분을 시켰습니다. 막창은 딸아이가 생애 처음으로 시도해본다며 시켰습니다. 

 

야채 삼겹 4인분의 비주얼입니다. 

 

1인분 기준 150그램인데 한 줄이 1인분인 모양입니다. 4인분을 시켰더니 4줄이 나왔습니다.^^

 

다음은 훈제막창 1인분입니다. 훈제 막창은 1인분이 120그램입니다. 100그램 기준으로는 7,500원입니다.

 

열탄불고기 & 야채 삼겹보다 100 그램수 기준으로는 1,500원이 비싼 셈입니다. 열창 불고기는 100그램 기준 6천 원입니다.

 

그런데 야채 삼겹을 시켰는데, 당연히 야채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부추 한 움큼만 나와 조금 당황했습니다. 

 

열탄 불고기도 그렇지만 훈제 막창도 기름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다 익어갈 무렵 가위질을 했는데도 약간 힘을 주어야 잘렸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큰 홀에 손님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마냥 좋은 쪽으로만 해석하며 식구들을 다독였습니다. ㅍㅍ

 

야채 삼겹 맛이 너무 밋밋하여 간장 열탄 불고기 2인분을 추가로 시켰습니다. 

 

열탄불고기가 새마을식당 대표 메뉴라고 시켰는데, 대패 삼겹인 걸 보고 많이 놀랬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패 삼겹이 100그램당 6천 원이라는 건 조금 고개가 갸웃 뚱합니다.

 

열탄불고기를 구우면 이렇게 됩니다.

 

그냥 대패 삼겹이라고하지 왜 열탄불고기라고 이름 붙였는지 꽤심한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딸아이는 후식으로 멸치 국수를 시켰는데, 육수가 제대로 우러난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와이프와 아들은 새마을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와우, 세상에 맛이, 정말 그런 맛이 없었습니다. ㅠㅠ 아들 말로는 새마을식당은 초등학생 입맛에 특화된 식당 같다며 된장찌개는 누가 오줌을 싸고 간 맛 같다는 최대의 악평을 했습니다.

 

그나마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아빠가 끓여준 된장찌개 맛 반도 못 따라오네", 그 말로 위안을 삼으며 식당을 나왔습니다. 제 사람 식대로 8만 2천 원이 조금 아까운 밤이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면서 불 꺼진 상가에 유독 새마을식당 광고판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요즘 본업인 식당 프랜차이즈보다 방송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골목식당에 나와 식당 창업주들에게 위생의 중요성이나 요리에서 정성의 중요성을 설파하시는 것도 좋으나, 먼저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식당의 위생점검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새마을식당 방문 후에 내가 유별난 가 싶어 후기 글들을 보니 위생상태가 엉망이었다는 글도 많이 보았습니다. 좋은 날을 빙자하여 갔기에 아이들에게 이렇게 에둘러 말했습니다. 

 

"새마을 식당은 1960~70년대 콘셉이라 그래. 그때 우리나라는 정말 못살았거든. 위생도 엉망이었고 말이야. 그런 향수를 즐기자는 의미도 있어... 그래서 테이블도 일부러 우중충하게 해 놓은 거야..."

 

"그럼 아빠, 새마을식당은 극성 우파들의 식당이야?"

 

"글쎄,..."

 

이때 와이프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냥 다음부터 안오면 되는 거야. 이런 문제로 논쟁하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다" 네, 맞습니다. 우리 집은 언제나 와이프가 간단명료하게 상황을 정리해줍니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초심을 유지하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닌 모양입니다. 새마을식당 초기에는 분명 맛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엊그제도 그 맛이 그리워 찾아갔는데, 여종업원은 반팔 차림으로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