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통영 중앙 전통시장 맛집, 충무 순대족발에서 맛있게 한 잔

안다™ 2020. 1. 16.

통영 중앙 전통시장 입구는 강구안에서 제일 붐비는 지역이다. 갑자기 순대 족발이 먹구 싶다 하여 중앙시장에서 입구에 있는 충무 순대족발 집으로 갔다. 

순대는 그 생긴 외양으로 인해 별로 찾고 싶지는 않으나, 술이 땡길 땐 족발과 더불어 그만한 안주도 없는 것 같다. 

통영 중앙 전통시장에는 정화순대라는 걸출한 맛집이 있으나, 날씨가 너무 추워 입구에서 제일 가까이 위치한 충무순대족발 집으로 후딱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 여름 관광객들이 한창 붐빌 때(7. 31), 중앙시장 입구 모습이다. 통영은 꿀빵집과 칼국수, 해산물 집들이 많은데, 순대족발 집은 드물다.

충무 순대족발집 옆으로는 초장 집이 짝 줄지어 섰다. 그러고 보면 관광지 중에서 이만한 먹자골목도 없는 것 같다. 또 전통시장의 물가는 대체로 서민적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충무 순대족발은 시장 제일 입구에 있다. 정화순대에 가려면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야 한다. 소문난 맛집을 가는 것도 좋지만 처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특히, 전통시장에 가면 가게가 고루고루 장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기업만 싹쓸이하면 그 많은 중소기업들은 살 길이 막막하지 않겠는가? 

이는 연예계도 그대로 통하는 것 같다. 인기 있는 연예인이라고 이 방송 저 방송, 온갖 프로그램에 다 출연하면 그 많은 지망생들을 설 곳이 없을 것이다.

술만 간단히 마실 것이어서 족발 소자 하나와 떡볶이, 그리고 어김없이 소맥을 시켰다. 술을 시키고 나서 언제나 그렇듯 막간을 이용한 이야깃거리로 족발의 명칭 기원에 대하여 설왕설래가 있었다.

한자 족과 한글 발, 두개를 이중으로 썼을까? 아니면 두 쪽으로 나누어진 짐승의 발에서 유래된 것인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으레 이러한 대화는 안주가 나오면 뚝 그치기 마련이다.

어묵은 서비스로 나왔다. 보쌈과는 달리 쫄깃한 껍질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족발의 별미다. 정화순대보다 더 기름기가 많았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화순대가, 족발 특유의 기름진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충무 순대족발을 더 좋아할 것 같다.

술맛은 오묘한 데가 있다. 안주가 무엇이냐에 따라,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맛은 천양지차다. 미식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맛은 그 재료의 맛 자체보다 오히려 식당의 분위기나, 포장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말콤 그래드웰이 <블링크>에서 지적했듯이 말이다. 특히 술맛은 분위기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 적어도 내 경우는 좋은 사람, 좋은 안주와 먹는 소주 맛은 다른 무엇과도 비할 데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