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코로나 검사 받아보니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 절로 생겨

안다™ 2020. 12. 29.

코로나 검사를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아들이 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겼는데,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 결과서를 받아와야 한다는 것.

다행히도(?) 창원시민이면 코로나 3차 대유행의 고리를 끊기 위한 시책으로 12월 16일부터 창원시의 3개 보건소에서 무증상자라도 누구나 코로나 무료검사를 받을 수 있고, 원하면 익명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코로나 무료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보건소에 가던지, 창원스포츠파크 실내수영장 뒤편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를 방문하면 된다. 

보건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운영하는 대신 차에서 내리지 않고 자동차에 탄 채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창원 종합운동장 동문으로 진입하면 자동차 동선에 따라 코로나 19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 안내판이 크게 잘 설치되어 있어서 선별 진료소를 찾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지난 주말 창원 보건소에는 예약을 하고도 사람들이 몰려 한 두시간 기다리는 것이 기본이었다는데 어제 오후 3시쯤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에 예약 없이 갔는데, 거의 기다리지 않고 약 5분 만에 말 그대로 드라이브 스루 했다.

차를 타고 선별 진료소에 진입하면 먼저 안내 요원이 비닐장갑을 주며 주의 사항을 적은 안내지와 개인정보를 기재할 종이를 준다. 원하면 익명으로도 검사가 가능하나, 병원에 결과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름과 주민번호, 그리고 휴대전화 번호 3가지를 적어 주었다.

개인정보를 제출하고 나면 다음 안내요원이 있는 테이블에서 위 사진 왼쪽에서 보는 바와 같은 약품이 든 병을 준다. 이제 앞 선 차량이 검사를 완료할 때까지 차 안에서 기다리면 된다.

창원 코로나 19 드라이브 스루 선별 진료소는 자동차 진입로가 두 줄이다. 기다리면서 앞 자동차는 아마도 조수석에 탄 사람이 검사를 받는 모양이었다.

검사 요원의 동작이 눈에 띄게 둔해 보였다. 방호복 때문인 것 같았다. 모자와 마스크와 장갑에 우주복을 방불케 하는 방호복까지 행동 하나하나가 힘들어 보였다. 검사를 마치고 의료요원은 일회용 투명 비닐장갑을 벗었다. 그 안에는 파란색 장갑을 끼고 있었다.

아, 손동작이 얼마나 불편할까. 다시 투명 비닐장갑을 꼈다. 이제 나를 검사하기 위함일 것이다. 순간, 그의 고통이 전이되는 것 같았다. 9시부터 4시까지 얼마나 힘들까.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차 창문을 내리며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인사했다. "수고하십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미소를 띠고 있음이 느껴졌다. 진입할 때 받은 약병 뚜껑을 열어달라고 했다. 아마도 손동작이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목소리가 가녀린 여성이 아닌가. 덩치로 보아 모두 남자인줄 알았는데, 방호복을 껴잆었으니 크게 보였던 것이다. 다시한번 코로나 의료진들의 수고로움에 가슴이 찡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 뒤쪽과 목 뒤쪽을 면봉으로 긁어 분비물을 면봉에 묻혀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사하는 방식으로 확진자 유무를 가린다.

가느다란 면봉이 10센티미터 넘게 콧구멍과 목구멍으로 들어가다 보니 눈물을 찔금 나도록 아프다는 말도 많았지만 실제로 받아보니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큰 통증은 없었고 깊숙이 들어오는 불쾌감만 조금 남았다. 의료진들의 수고에 감동한 상태이다 보니 작은 고통을 못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검사를 마치고 다시 한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며 마치고 선별 진료소를 빠져나왔다. 오늘 내가 본 코로나 19 의료진의 수고로움은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중환자 병상에서 복무하는 의료진들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켜 하루빨리 코로나 19를 끝내는 수밖에 없다.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오후에 나온다고 했는데, 반나절 빠르게 오늘 오전 9시 54분에 문자로 띵동 하고 왔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렇게 신속하게 검사가 진행되니 전세계가 부러워하며 격찬하나 보다!
일본에서는 모 국회의원이 코로나 검사를 늦게 받는 통에 오늘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