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창원대 호수와 정병산 수리봉 등산길, 걷기 효과 만점 코스 추천

안다™ 2021. 1. 23.

오늘 아침 이슬비가 조금 내렸지만 포근한 주말이었습니다. 미루어두었던 창원대 호수가를 산책하고 정병산 수리봉에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워낙 걷기 운동을 못하던 터라 모처럼 길을 나섰습니다.

 

하루에 만보를 걸으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있듯, 걸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1년 동안 걷기 운동만 잘해도 뇌의 해마를 키울 수 있고 기억 기능도 개선되어 다시 건강한 뇌로 만들 수 있다는 피츠버그대 심리학과 커크 에릭슨 교수의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요.

 

정병산을 등산로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오늘은 창원대 학군단에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아점을 먹고 오후 3시쯤 창원대에 도착했습니다. 창원대에 차로 진입하면 주차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는 창원대 입구 버스 주차장에 주차를 하시면 주차료를 아낄 수 있어요.

 

오후에도 비가 올 것 같아 각자 우산을 들고 쉬엄쉬엄 걸어가면 10분이면 창원대 학군단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창원대 학군단에서 수리봉까지는 1.4 킬로미터로 21분 소요됩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비가 올 것 같아 25호선 터널 위까지만 가기로 하고 창원대 기숙사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면 수리봉 계단이 조금 위험할 수 있었으니까요.

 

소싯적에는 전국 명산이라는 명산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다 누비고 다녔는데, 창원 정변산 자락에서 이렇게 자잘한 이슬비를 저어하게 될지는 미처 몰랐네요.^^ 이제 무릎 걱정을 해야 할 늙은이가 다 된 모양입니다.ㅠㅠ

 

창원대 학군단에서 수리봉 가는 길은 등산로라기보다 산책로에 가깝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코스로 추천해요. 

 

걷기 운동도 무작정 걷는 것보다 산을 타듯 다리를 가슴 부위로 바짝 끌어올리는 '마운틴 클라이머' 동작이 효과적이라고 해요. 이렇게 하면 근육과 관절을 많이 쓰게 되어 효과적이라고 해요.

 

평지에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마운틴 클라이머 동작인데, 산을 타면 자연히 마운틴 클라이머가 되니 일석이조이겠죠?

 

비 온 뒤 산행 길이라 등산로에 낙엽들이 이슬비를 머금고 촉촉이 젖어 있었어요. 이런 풍경을 참 좋아해요. 뭐랄까? 스트레스가 싹 가시며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균형을 잡아간다는 느낌?

 

걸으면 우울증이 사라진다는 데, 비 온 뒤 피톤치드 그윽한 산속에서 걸으니 우울증이 빛의 속도로 순삭되는 것 같아요. 자연이 주는 놀라운 선물이라고 할까요?

 

이런 풍경도 좋아요. 암석에 초록으로 내려앉은 이끼 위에 마른 솔잎이 이슬을 머금고 소복이 쌓여 있는 모습요. 이런 풍경을 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렸을 때는 저 갈비를 자루에 담아 학교에 가져갔지요. 그것이 숙제였다는! 그러고 보면 산골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아주 천천히, 한 시간 정도 걸려 수리봉 가는 길에서 창원대 기숙사 쪽으로 내려왔어요. 창대 기숙사 앞 연못도 제가 좋아하는 장소 중의 하나랍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놀러 가곤 했던 곳이지요.

 

날씨가 굳은 탓에 연못가를 거니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던지라 오히려 더 한적하게 연못가를 돌다 왔습니다.

 

창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은 뷰가 참 좋은 곳에서 생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바로 호수 같은(?) 연못을 매일 내려다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기숙사 증축공사가 한창이더군요. 창원대는 해마다 공사를 하는 것 같아요. 건물에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연못가 메타세쿼이아 숲도 잎을 다 떨어뜨린 채 하늘로만 높이 치솟아 있습니다. 봄이 되면 다시 푸르른 숲을 이루겠지요. 저 숲, 나무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던 여름 한 때가 생각났어요. 

 

정병산 수리봉은 좀 더 체력을 길러(^^) 날씨 좋은 날 오르기로 기약하고 오늘은 요 정도에서 만족했습니다. 이렇게라고 조금 걷고 나니 심신에 쌓였던 체증이 조금은 내려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