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장상피화생, 국민건강진단 위장·대장 내시경 결과

안다™ 2022. 5. 31.

장상피화생 뜻과 원인, 치료법

오늘 국민건강진단 내시경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다. 작년에 직장 건강검진 때 용종을 제거했는데, 1년 뒤에 위장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는 권고로 올해 검사를 또 받게 된 것이다. 고생한 걸 생각하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1년마다 받는 것은 고역이다.

작년에 선종성 용종을 제거했던 터라 오늘 엄청나게 긴장해서 소화기내과를 방문했다. 또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위장에서 문제가 생겼다. 의사가 "장상피화생"이라고 말했다. 이 요상한 병명은 도대체 뭐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고 의사가 설명을 했다.

"장상피화생은 '암의 전전단계'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치료할 건 없습니다. 식단 개선을 하시고, 1년 안에 위 내시경을 받으시면 됩니다."

아,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응? 눈앞이 캄캄했다. 그 뒤로 장상피화생만 내내 검색했다. 장상피화생은 한번 진행이 되고 나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1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등등.ㅜ

장상피화생이란

위 내에 염증반응이 오래 지속되면서 위 점막의 정상적인 구조물들이 파괴되어 그 자리에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로 바뀐 증상을 말한다. 위장 점막이 대장 점막으로 바뀌다니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장상피화생은 딱히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런 경로로 발생한다. ①만성 위염이 장기간 계속되면, 위장 점막이 제대로 재생되지 못해 ②위축이 발생하고 서서히 위 점막이 장 점막으로 변하는 ③장상피화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시는 위장 점막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장상피화생은 ④위선종의 단계를 거쳐 일부에서 ⑤장형 위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1년마다 위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장상피화생의 위암 발생 확률은 정상인보다 2~3배 높으나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욘 없다. 10만 명당 약 60명이 위암에 걸린다고 하니 비율로 따지면 0.06%이다. 그러니까 장상피화생의 위암 발생 확률은 0.12~0.18% 정도 된다는 계산이다.

어쨌거나 만성 위염일 때부터 조심해야 되는 거였다. 그런데 몇 년 전 건강검진 때부터 위염 소견이 있었으나 그때뿐, 잊고 살았다. 매일 술에다 담배를 피워댔으니 위염에 안 걸리면 그것이 비정상이었겠지...

장상피화생 발생 원인

그리고 만성 위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꼽힌다. 즉,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만성 위염의, 만성 위염은 장상피화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서 서로 영향을 미친다. 

나는 2016년 건강검진 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검출되어 아주 힘들게 제균 처리를 했었고, 이번에도 헬리코박터균은 조직검사 결과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왜 장상피화생에 걸린 거지? 

장상피화생은 1~2년 사이에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염증 반응이 최소한 20~30년 경과돼 발생하는 것이라고 서울대병원 김상균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명한다. 그럼 10대부터 감염됐었단 것인가...

아무튼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던 주치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니 평소에 위장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라고 했다.

위장에 나쁜 음식 순위

"위장에 제일 나쁜 것은 1번이 담배입니다. 2번이 술이고, 3번이 커피예요. 그리고 맵고 짠 음식 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밀가루 음식도 안 좋고요. 탄소음료, 커피, 고구마, 감자, 팥 등도 많이 드시면 안 됩니다."

이런! 위장에 나쁘다고 하는 1위부터 3위까지 싹쓸이하고 있었구나. 허구한 날 술과 줄담배에, 커피를 물처럼 마셨으니, 쯧.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맵고 짠 음식은 선천적으로 먹질 못해서 그 누구보다 싱겁게 먹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억울하긴 하다.

그러함에도 아마도 담배는 못 끊을 것 같다. 젊었을 때 금연을 몇 번 시도하다 금단 증상이 하도 심해 그 뒤로는 아예 포기하고 살았다. 지금 다시 시도해도 성공할 자신, 역시 없다. 하루 한 갑을 피고 있으니, 반 갑이라도 줄이면 효과가 있을까? ㅜ

장상피화생 치료법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한방이니 뭐니 해서 정체불명의 장상피화생 치료법이 주르륵 나온다. 주치의는 믿고 거르시면 된다고 했다. 장상피화생은 비가역적 질환이다. 다만, 식단을 개선해서 위장이 제대로 기능하도록 해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의사는 검사결과 설명을 대장으로 이어졌다. 대장은 깨끗했으나, 선종이 아닌 용종을 하나 제거했고, 아주 작은 선종도 하나 제거했다고 했다. 이런 젠장, 작년에 선종을 제거했는데, 또 나오다니! 낙심한 내 얼굴을 보고 의사는 안심시키듯 말했다.

"이만한 크기의 선종은 이번에 내시경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대장암으로 커 가는데 5~7년은 걸려요. 그러니까 대장 내시경은 3년에서 5년 사이에 받으시면 됩니다. 단, 5년은 넘기시면 안 됩니다."

이제 매년 빼박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 하여, 나이 오십은 무섭다. 눈은 침침해지고 허리도 아픈 지 오래다. 건강이 취우선 순위가 되는 슬픈 나이다. 젊었을 때 건강에 무신경했던 대가다. 이래서 공자는 나이 오십을 지천명이라고 했던가.

하루하루 걸음을 쌓아가자

아무튼, 오늘부터 조금이라도 줄여나가는 생활을 하자. 속이 쓰리면서도 담배를 뻐금 뻐금 피우는 몰골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욕심을 줄여나가다 보면 나아지는 날도 언젠가 오겠지. 블로그 캐치프레이즈대로 매일매일 걸으며 날마다 건강하게 살자.

푸념 또는 사족

사족으로, 의사들은 하여튼 쉬운 말도 어렵게 쓰는 버릇이 있다. '장상피화생'도 그렇다. 腸上皮化生! 뜯어보면, 장의 위의 껍데기가 '화생' 한다는 뜻이다.

화생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생물의 몸이나 그 조직의 일부가 형태와 기능이 현저하게 변화하는 일로 뜻풀이하고 있다. ㅜ 그러니까 내 위장 점막이 변태했다는 의미다. 오, 불쌍한 내 위장 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