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여름에 걷기 좋은 숲길, 안민고개: 걷기와 만보 속도

안다™ 2022. 6. 5.

안민고개: 여름에 걷기 좋은 산책길

토요일 오후, 창원 안민고개 산책을 다녀왔다. 유월인데도 햇볕이 제법 따갑다. 여름이 오면 낮 시간에는 걷기 좋은 곳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여름에 걷기 좋은 곳으로 우리 부부는 해마다 창원 안민 고개 산책길을 애용한다. 

안민고개 산책길은 나무데크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 편하고, 도로 양 옆으로 아름드리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어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장복산 이름 유래

창원 안민고개는 창원과 구. 진해시의 경계를 가르는 장복산에 있다. 삼한시대에 '장복'이라는 사람이 이 산에서 말을 타고 무예를 익혔다는 전설에서 장복산이 되었다. 

장복산은 정상이 593미터로 그리 높지 않다. 장복산 허리에 있는 안민고개는 정상이 303미터이고, 나무데크 위로 녹음이 천연 차양이 되어주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1일 1만보 걷기

요즘 만보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안민초등학교 옆에 안민고개 입구에서 자동차를 타고 올라오다가 첫 번째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안민고개를 천천히 오르면 안민고개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안민 생태교에 2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주차를 하고 조금 오르면 MTB 다운힐 안내판이 보인다. 주말마다 안민고개 산책을 갔는데 MTB 다운힐 풍경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MTB(mountain bike) 산악용 자전거이고, 다운힐(Down hill)은 MTB로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는 내리막길을 달리는 레포츠를 뜻한다.

대신, 안민도로를 아슬아슬하게 내리 달리거나, 비탈길을 울트라 파워 허벅지를 뽐내며 숨 가쁘게 올라가는 라이딩 족은 매번 여럿 만났다.  

그때마다 야한 웹툰에 푹 빠져 사는 마눌님의 시선은 허벅지에 꽂히며 눈동자가 그리 빛난다. 아, 이 습자지 같은 허벅지는 언제쯤 저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까 개탄하는 순간.ㅜ

그래도 안민고개를 오르며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다행히. 숲 속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와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멀리 보이는 창원시 전경을 벗 삼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전망대에서는 때마침, 색소폰이 웅장하게 오후를 물들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가로이 연주를 감상하고 있었는데. 허벅지는 초슬림이어도 색소폰이라 도 불 수 있었으면!

시야가 뻥 뚫린 전망대에서는 창원시내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안민고개를 오르면 등산하는 맛이 약간 난다. 숲 길이 있고,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시계가 확보되는 멋이 있다.

안민 생태교를 지나면 태백동으로 가는 진해구는 내리막이다. 안민 나무데크는 창원 쪽 보다 진해 쪽이 산책하기엔 더 편하다. 나무데크 폭이 더 넓고 경사도 완만하다.

주말이라 산책인들을 자주 만났다. 파워 워킹하시는 분들도 보이고, 벤치에 앉아 해안 도시 진해를 내려다보는 연인들도 제법 마주친다. 

드라마 '로망스'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 채원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로망스(2002.05.08. ~ 2002.06.27)가 방영된 후, 드라마 촬영지였던 진해 여좌천 로망스 다리와 안민고개는 청춘남녀들의 드라이브 필수코스가 되었다. 

김하늘이 국어 선생 김채원 역을, 김재원이 고3 최관우 역으로 나왔는데 스토리가 쫄깃쫄깃했다. 오늘 스쳐 지나친 산책인 중에서도 관우와 채원 같은 연인들이 있었을까. 

진해 태백동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풍경 카페가 있다. 주차장 자리였던 것 같은데, 어느 새 카페가 들어섰다. 차 한잔 마시며 진해 시내 전경을 바라보는 연인들의 풍경은 언제나 감미롭다.

다시 오르막길을 타고 돌아가는 길

걷기 속도와 만보 거리

우리 부부는 한 번 걸을 때마다 1시간 정도 걷기로 했다. 성인 남성의 평균 걷기 속도는 1시간에 5킬로미터이고, 걸음 수로는 약 6천 걸음 정도 된다. 만보는 약 8킬로미터이니까 약 1시간 40분이 걸린다. 한 번에 만보를 걷기엔 쉽지 않은 거리다.   

30분을 걷고 나면 다시 시점까지 돌아가면 1시간 걷는 셈이다. 그런데 오늘 마눌님께서는 기분이 상쾌했던지 10분을 더 내려갔고, 그 틈에 나는 벤치에 앉아 쉬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보다 20분을 더 걸은 마눌림은 차를 타자, 녹초가 되고 말았다. 후후. 남편 말 들으면 자다가 떡이 생긴다고 했건만. 그리 근자감 뿜뿜 하더니.ㅋ

음식물 열량과 걷기 칼로리 소모량

내려오는 길에 주요 음식물 열량과 걷기 운동에 의한 칼로리 소모량을 안내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계란 프라이가 86칼로리로 가장 적고, 짬뽕이 482칼로리로 가장 높았다.

오늘도 만보를 채웠으니, 건강의 적 짬뽕 한 그릇쯤 칼로리는 어쨌든, 태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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