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즐거움

영화 '엑시트' 가족 관람, 괜찮았다

안다™ 2019. 8. 14.
몇년만에 가족 영화로 <엑시트>를 찜해 CGV에서 봤다. 소문대로 소소한 재미가 있었고 가족 영화로 볼만했다.

역시 배우 조정석은 연기를 잘했다.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오늘 <엑시트>는 6백20만명을 돌파했다. 조정석의 공이 크다. 이상근 감독은 조정석을 캐스팅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는데 잘한 선택이다. 주인공 용남 역에 조정석 배우가 딱이란 느낌이다.

영화 <엑시트>는 재난 영화이지만 재난 영화하면 떠오르는 스펙타클한 장면이나 폭력적인 장면이 없다. 정말 소소하다. 그런대도 영화는 코믹하면서도 긴장감있게 전개된다.

<엑시트>의 줄거리는 몇년째 취준생 용남이 어머니 칠순 잔치 날에 터진 유독 가스 테러에서 대단한 용기를 발휘해 가족을 구한다는 이야기다.

취업도 못하고 장가도 못간 우리들의 취준생 용남이 가족을 구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대학교 때 산악 동아리 멤버였던 용남은 취준기에도 철봉과 클라이밍 장비를 끼고 살다가 철딱서니 없다고 누나에게 등짝을 맞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

근데 도심을 덮어 오는 유독 가스를 피하기 위해서는 클라이밍이 필살기가 된다. 용남은 칠순잔치에서 만난 산악 동아리 후배이자 첫사랑 의주(윤아 분)와 위기투합해 가족을 구하고 마침내 자신들도 탈출에 성공한다.

"대학 졸업후에 남주같이 취업을 못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어요" 영화 관람 후 삼겹살을 먹던 아들이 풀이 죽어 말했다.

이상근 감독의 메세지는 분명했다. 누구에게나 필살기 하나쯤은 분명 있으니 각자 재능을 잘 살려서 희망을 잃지 말고 대처해 나가자.

요즘 워낙 경기가 좋지 않은데 심각한 청년 취업난이 청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누군가는 희망이라도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엑시트>는 재난 영화라기보다 청춘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는,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바치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용남과 의주의 고공 액션에 오금이 저리는 공포감을 느꼈다. <엑시트>에서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이 나라 청춘들의 절박함을 반영한다. 그래도 아래를 내려다보며 공포에 떨기보다 용기를 내어 앞을 행해 뛰어야 한다.